나는 이렇게 괴로운데 너는 왜?
더러운 군복을 입은 아이는 피에 젖었다
고립무원
조용한 숲에서 아이는 눈을 감았다
몽롱한 순간
눈을 뜨니 작은 마을
아이는 소란스런 목소리를 따라 느릿하게 걸었다
피에 절었던 옷은 말끔했다
아아
꿈이구나
아이는 마을에 도착했다
조용하고 단조로운 마을
아이는 마을에서 치료를 맡았다
어슴푸레한 기억 속에서
아이는 누군가를 치료했다
마을 사람들은 친절했다
아이에게 다가와 웃어주는 사람들
아아
꿈이구나
아이는 작은 절에서 찾아오는 이들을 돌보았다
조용한 밤
피투성이의 꼬마가 찾아왔다
불운한 꼬마
모두가 꼬마를 외면했다
아이는 꼬마에게서 동질감을 느꼈다
너도 혼자구나?
정성스런 치료와 보살핌
아이는 꼬마가 저 같았다
꼬마에게 아이는 자신을 투영했다
어느날 마을에 내려간 아이는 꼬마를 보았다
다른 꼬마들에게 둘러싸여 맞고있는 꼬마
아이는 꼬마에게로 달려갔다
그 순간 키 큰 꼬마가 나타났다
꼬마를 괴롭히던 꼬마들을 내쫓고
작은 꼬마룰 일으켜세웠다
우는 꼬마를 달랬다
아?
아아
너는 나랑 다르구나
아이는 무언가 자신의 속에서 무너지는 소리와
망가지는 느낌을 받았다
아이는 들고왔던 짐을 내팽겨치고 마을로 달렸다
숨막히는 기분에 도망쳤다
아이는 눈을 감았다
똑똑
큰 꼬마가 아이가 두고온 물건을 건넸다
아이는 그 꼬마를 보았다
왜 넌 그 꼬마 옆에 있어?
왜?
난 없는데 왜?
너는 왜 꼬마 곁에 있어주는거야?
이유없는 분노가 질투가 서러움이
꼬마를 밀쳤다
절벽위 절에서 꼬마는 질투와 서러움과 분노에게 밀쳐졌다
꼬마는 힘없이 추락했다
아이는 떨림에 휘청였다
바스락거리는 작은 소리
뒤돌았다
흔들리는 눈동자가 마주한다
꼬마는 울고있었다
아이는 휘청였다
발을 헛딛었다
우는 꼬마의 절망이 아이를 밀었다
아이는 추락했다
낙하하는 두려움에 눈을 떴다
절망감에 눈을 떴다
몽롱한 정신이 돌아온다
아아
아이는 너로구나
꼬마는 너로구나
너가 나구나
피투성이의 아이는 소리없이 운다
내밀어진 손은 없다
나는 꼬마를 밀었다
---------------------------
아이= 어른 이사쿠/ 군인?
꼬마= 어린 이사쿠/마을주민?
꼬마는 어릴때 친구가 있었다
절에서 자신을 돌봐주던 스님이 친구를 절벽에서 밀어버리는 것을 보았다
충격에 울며 스님을 추궁했다
스님은 발을 헛디뎌 떨어졌다
스님의 시체는 찾을 수 없었다
아이는 그 후로 그 누구와도 친구가 될수 없었다
전쟁이 일어났다
이사쿠는 전쟁터에 끌려갔다
전장속에서 다친 채 홀로 남겨졌다
혼자서 죽어가는 중에 어린시절을 보았다